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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남자의 신세계

조용한 부두, 제일·북대문·재범 등 3대 범죄조직이 설립한 '골드문' 회사의 영업이사 이자성(이정재)과 부하들이 조직 내 간첩 조직원들을 고문하고 있다. 그러고 나서 시멘트로 채워지고 바다에 수장시킨다.
이자성은 북대문파의 간부로, 정청(황정민)과 전라도 일대를 석권하였다. 그러나 이자성이 처음부터 깡패였던 것은 아니다. 그가 신입 경찰관이었을 때, 화교 출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경찰서장 강형철(최민식)이 그에게 일을 제안한다. 그의 신분을 보장할 테니 북문파의 내부 정보를 자신에게 제공하고 북대문파 정청의 신임을 얻어 조직을 와해시키는 스파이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다. 그는 하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제안을 받아들였고, 비공식적으로 경찰 신분으로 북문파에 들어가 범죄조직의 간부가 된다.
표면적으로는 유망한 중견기업 골드문은 석동철(이경영 분) 회장이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서서히 분열되기 시작한다. 회장 사고 소식에 중국에서 급히 정청도가 귀국한다. 가짜 선글라스에 슬리퍼를 신고 입국장을 나서는 모습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준다. 평소에는 농담과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지만 화가 나면 잔인한 모습으로 돌변한다. 그런 가운데 이자성의 내부 정보를 이용해 골드문 조직 와해 계획을 세운 강형철은 정청에게 골드문 비리 정보를 공개하며 경찰에 협조를 제안한다. 그러나 정청은 이를 거부하고 조직의 이익을 선택한다. 경찰이 조직의 핵심 내부 정보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청은 중국 해커를 고용해 경찰 인터넷망을 뚫어 조직 내부의 간첩을 색출한다. 이를 통해 정청도 심복 이자성이 스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 가운데 강형철은 골드문의 비리와 범죄 혐의를 조식의 서열 4위 중구(황성웅 분)에게 덮어 씌우며 그를 체포한다. 중구는 이 모든 것을 정청이 조작한 것으로 오해하고 부하들에게 정청을 처리하라고 지시한다. 중구의 부하들과 정청은 혈투를 벌이고 결국 엘리베이터에서 칼에 맞고 쓰러진다. 

병원으로 이송된 정청은 위독한 상태이고, 그를 마주한 자성은 잠시 의식이 돌아온 정청과 이야기를 나눈다. 이때 정청은 이미 그가 조직의 스파이임을 알고 있으며, 조직을 선택할 것인지 경찰을 선택할 것인지 이제는 한 가지만 선택하라고 말한다. 숨을 거두는 순간 자성이 자신을 살리려 하자 이를 막는다. 자신이 살면 자성을 죽일 꺼라 말하며 정청은 숨을 거둔다. 정청의 죽음 이후 자성은 묘한 감정을 느낀다. 그동안 원치 않은 조폭 생활을 강요하는 강형철을 혐오하는데 반해, 오랜 시간 자신과 함께 산전수전 함께한 정청이 더욱 동료 같다는 생각을 한다. 자성은 병실을 나서며 부하들을 모아 정청을 죽게 만든 중구에게 향한다.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 중구는 자성을 기다린다. 자성을 마주한 중구는 그 자리에서 투신하여 목숨을 끊는다.

한편 강형철은 정청과 중구의 부재로 골드문을 본인의 뜻대로 조종할 수 있는 준비가 되자, 서열에서 밀려있던 장수기(최일화)를 바지 회장으로 만들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자성은 이 계획을 따르는 척하다 장수기를 죽이고, 강형철 마저 죽이며 조폭으로 살 것을 선택한다. 그렇게 자성은 골드문 회장에 오른다.  

 

누구나 바라는 신세계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너무 잔인하다'였다. 신세계 역시 범죄, 누아르 장르의 특성상 영화에는 욕설이 난무했고, 술과 담배, 폭력적이고 잔인한 액션은 기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이영화가 그냥 잔인한 누와르 영화가 아닌 이유는 영상이 너무 아름다웠다. 신세계에서 유명한 장면인 엘리베이터 장면에서 정청이 칼에 찔려 엘리베이터 안이 피범벅이 된 장면도 아름다웠다. 물론 처음에는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곱씹어 생각할수록 그 장면이 잔인하다는 생각보다 참 연출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포스터에 '세 사람이 가고 싶었던 서로 다른 신세계'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 같다. 처음 세 사람이 생각한 신세계를 달랐을지 모르지만, 최소한 마지막에 정청과 자성은 같은 신세계를 꿈꿨다고 생각한다. 비록 정청이 잔인한 조폭이라 할지라도 자성에게만큼은 누구보다도 인자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황정민 배우가 연기를 잘한 것도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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